은하 영웅 전설의 동맹이 파시즘이었다면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우리 공화국의 평화와 번영을 희구하는 국민 모두의 절실한 염원을 받들어 우리 공화국의 진운을 영예롭게 개척해 나가기 위한 나의 중대한 결심을 국민 여러분 앞에 밝히는 바입니다. 지금, 우리 공화국을 위협하는 제국의 전력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위협이 우리의 안전 보장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위험스러운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역사상 그 어느 때 보다도 뚜렷하게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지키고 개척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엄숙히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주변에서는 아직도 무질서와 비능률이 활개를 치고 있으며, 정계는 파쟁과 정략의 갈등에서 좀처럼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공화국의 안전보장을 하나의 정략적인 시빗거리로 삼으려는 경향마저 없지 않습니다. 이처럼 민족적 사명감을 저버린 무책임한 정당과 그 정략의 희생물이 되어 온 대의 기구에 대해 과연 그 누가 진정한 평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까. 이 같은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것은 줄기찬 예지와 불퇴전의 용기, 그리고 철통같은 단결이며, 이를 활력소로 삼아 계속되는 제국의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모든 체제의 시급한 정비라고 믿습니다. 우리 헌법과 각종 법령, 그리고 현 체제는 독립 시대에 만들어졌고, 너무 오래되어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국면에 처해서는 마땅히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로의 일대 개혁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일대 개혁의 불가피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의 정치 현실을 직시할 때, 나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이 같은 개혁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정상적인 방법으로 개혁을 시도한다면 혼란만 더욱 심해질뿐더러, 제국의 위협에 대응해 나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는 국민적 정당성을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나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부득이 정상적 방법이 아닌 비상조치로써 제국군의 침공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 실정에 가장 알맞은 체제 개혁을 단행하여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나는 오늘 이 같은 결심을 국민 여러분에게 솔직히 알리면서, 나의 충정에 대하여 깊은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번 비상조치는 결코 한낱 정권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국권을 수호하고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성실한 대화를 통해 전쟁 재발의 위험을 미연에 막고, 나아가서는 민주주의 사명을 지키려는 우리 공화국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확신합니다. 이에 나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우리 공화국의 단결을 촉구하면서, 오늘의 이 역사적 과업을 강력히 뒷받침해 주는 일대 민족 주체 세력의 형성을 촉성하는 대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약 2개월간의 헌법 일부 조항의 효력을 중지시키는 비상조치를 국민 앞에 선포하는 바입니다.

(1) 작일 19시를 기하여 국회를 해산하고, 정당 및 치정 활동의 중지 등 현행 헌법의 일부 조항 효력을 정지시킨다.
(2) 일부 효력이 정지된 헌법 조항의 기능은 비상 국무 회의에 의하여 수행되며, 비상 국무 회의 기능은 현행 헌법의 국무 회의가 수행한다.
(3) 비상 국무 회의는 내년까지 공화국 수호를 보장하는 헌법 개정안을 공고하며, 이를 공고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국민 투표에 붙여 확정시킨다.
(4) 헌법 개정안이 확정되면 개정된 헌법 절차에 따라 헌정 질서를 정상화시키되, 그 판단은 국무 회의의 심사를 거친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지금 이상과 같은 비상조치를 국민 여러분에게 선포하면서, 우리 공화국의 민주주의를 더욱 건전하고 알차게, 그리고 능률적인 것으로 육성, 발전시켜야겠다는 나의 확고한 신념을 밝혀 두고자 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보다 더 훌륭한 제도를 아직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 하더라도 이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없을 때에는 이 민주주의처럼 취약한 체제도 또한 없는 것입니다. 공화국을 수호하는 마음으로 우리 국민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이 비상조치를 지지할 것으로 믿기 때문에, 나는 앞에서 밝힌 제반개혁이 공약한 시일 내에 모두 순조로이 완결될 것으로 믿어 마지않습니다. 이번 비상조치는 근본적으로 그 목적이 제도의 개혁에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일상 생업과 활동에는 아무런 지장이나 변동도 없을 것을 확실히 밝혀 둡니다. 모든 공무원들은 국민에 대한 공복으로서의 사명감을 새로이 하고 맡은 바 직책에 가일층 충실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는 국민의 명랑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 질서 확립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경제 활동의 자유 또한 확고히 보장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이번 비상조치의 불가피성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오늘의 성급한 시비나 비방보다는 오히려 공화국의 평화로운 미래를 염두에 두고 내일의 냉엄한 비판을 바라는 바입니다. 나 개인은 공화국을 위해 이미 모든 것을 바친 지 오래입니다. 나는 지금 이 특별 선언을 발표하면서, 오직 민주 제도의 건전한 발전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일치단결하여 힘차게 전진을 계속합시다. 그리하여 제국의 위협에 굴하지 않는 공화국을 후손에게 물려줍시다.
776년 10월 17일 대통령 레벤 포르카


796년 3월 13일
"공화국의 수호자이시자 국민의 지도자인 레벤 포르카 대통령 각하께서는 이젤론 함락 10주년을 기념하시며, 공화국 수비대의 열정적이고 근면한 태도를 치하하셨습니다. 이젤론 수비대장인 루벤푸 장군은 제국군 함선 데브리로 만든 전적비를 대통령 각하에게 보여드리며, 공화국의 성과를 설명하였습니다. 레벤 포르카 대통력 각하께서는 최전선에 선 군인들의 모습에서 느끼는 안도감을 표현하시면서 공화국의 방파제인 공화국 수비대야 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표본이라 칭하셨습니다.
다음 뉴스입니다. 구국 군사 회의와 대 통합 민주주의 연합은 국회에서 대통령의 국회 영구 해산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하였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말씀하신 의사결정 과정의 비용 낭비를 통감하고 국회와 같은 의사결정 기구의 민주화는 시간적 금전적 낭비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이로서 공화국 의회는 영구 해산되었고, 지역의회는 유지하기로 하였습니다...."

by 데프콘1 | 2012/03/10 02:41 | 트랙백 | 덧글(4)

나의 재수 원정기.

 혹시 우리 이글루에 재수 시작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니까 한번 글 올릴게요.

 저는 08년도에 재수를 했습니다. 고3때 학교가 막장이라서 내신이 잘 나오는 걸 모르고 적어도 인 서울 대학은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다 떨어졌어요. 동국대, 건국대, 국민대중 국민대가 겨우 겨우 붙었는데, 뭔 생각이었는지 안 가겠다고, 일하겠다고 난리쳤어요.

 그리고 알바 전선에 뛰어들었죠. 사실 그 전까지 배달이나 편의점 같은 곳에서 가볍게 알바를 뛰었기 때문에 월 100만원은 벌수 있고 쫌만 노력하면 200도 문제없겠다 싶었는데 그게 경기도 오산이었습니다.

일단 처음 간 노가다는 당시 겨울이라서 별건 없었고 눈 좀 치우고 자재랑 시멘트 포대 좀 옮기는 거였는데 힘들어서 그만두었고, 유리공장은 매연 때문에 폐암으로 내가 죽겠다 싶어서 그만뒀어요. 사극 엑스트라 알바도 해보고 별별 알바를 해본 끝에 그나마 쉬운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2월 달에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저는 노량진에 있는 중앙학원에 다녔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당시 중앙학원은 주일은 6시까지 수업, 10시까지 자습하고 주말엔 오전에 비자율적인 자습이 있었습니다.

2월 달에 처음 재수학원에 들어가면 엄청 뭐랄까 조낸 뭐랄까 매우 어색합니다. 고등학교나 중학교 입학과는 비교가 안 돼요. 거기서는 어떤 친구를 만날까 하는 두근두근함이 있었지만 재수학원은 모두 한번쯤은 실패한 사람들이 모이기에 매우 분위기기 어둡습니다. 그리고 담임인가 하는 사람 와서 분위기 잡는다고 뭔가 말하는데 솔직히 재수했다는 자괴감에 아무것도 못 들었습니다. 그냥 멍하니 있었음.

 처음엔 강사들이 재밌는 이야기만 할 겁니다. 그러면서 재수 따윈 아무것도 아니라고, 용기를 불어넣어주죠. 실제로 대학가서 보면 신입생의 반은 재수생입니다. 학교의 수준이 높을수록 장수생이 생겨나죠.^^

그리고 여차여차 해서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하는 건 2월 말에서 3월초. 이때부터 진도를 빼기 시작합니다. 사실 수능에 맞추려면 진도를 7월~8월정도 까지 마쳐야 하기에 고3때 보다는 힘듭니다. 다만 장점은 한번 배운 내용이라서 알기 쉬울 수 있다는 점? 저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안 해서 초반에 조금 고생했어요.

  이때부터 사람들하고 친해지는데 이때쯤 신상이 공개됩니다. 가시면 아시겠지만 군대 제대한 형들이 많이 있어요. 삼수생이나 장수생형들도 많고요. 사실 이런 사람들하고 너무 친해지면 살짝 곤란합니다. 저는 위에서 밝혔듯이 노량진에서 했는데 거기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락실도 전국에서 제일 많고 플스방, 피시방, 술집, 음식점, 당구, 하여튼 각종 오락 시설들이 엄청 많습니다. 노는 형들이나 애들하고 친해지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런데 들락날락거리다가 재수 망합니다. 암튼 이렇게 친해지다 보면 결국 공부 하는 사람끼리 모이고 노는 사람끼리 모입니다. 이게 보통 끝까지 가더라고요. 나중에 바꾸고 싶어도 생활 패턴이란 게 있어서 못 바꿉니다. 노량진 오락실 가면 온갖 게임 고수들이 많아요. 사실 당구장 가도 다들 당신 밖에 없음. 특히 추리닝에 깔깔이 입은 장수생느님들의 포스는 무서움. 아 그리고 재수학원에서 애인 사귀지 마세요. 둘 다 실패함.

  암튼 이제 3월에 모의고사 보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점수가 낮다고 낙심하지 말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모의고사 같은 거 보면 담임하고 상담 비슷한 거 하는데요, 담임한테만 하지 말고 나중에 선생들이 한가할 때 각 과목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 각 과목 선생님들이 무엇이 부족한지 알려주는데, 이때 모르는 건 정말 모른다고 말하는 게 좋고요, 그걸 일단 보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기초가 없다면 기초부터 시작해야 하겠죠.

  그렇게 4월에 공부하고, 5월도 공부하고, 6월도 공부하고, 7월에 이제 대충 공부가 끝나는데 이때 여름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자기 배운 걸 한번 정리하고 다신 한번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그동안 배운 것 저만의 노트로 재밌게 만들어서 몰랐던 부분은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수업보다 자습위주인데, 서로 모른 것이 있으면 가르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가르치면서 알아가는 것도 많아요. 사실 이때 촛불 시위다, 베이징 올림픽이다 하면서 흥밋거리가 너무 많아서 집에 가서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았던 것이 기억나네요. 나가서 나도 참여하고 싶은데 여기 묶여있다는 생각에 엄청 우울해집니다. 거의 감옥에 있는 느낌. 물론 재수는 그냥 커피였고 군대는 티오피. 아 그리고 이때부터 치질 같은 거 잘 걸리기 시작합니다. 에어컨 바람이 하도 쌔서 감기 걸리는 사람이 많고요, 담요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군대보다 나은 점은 죄책감이 없다는 거? 재수할 때 아침마다 엄마가 싸준 도시락 들고 학원 갈 때마다 부모님께 죄송해서 마음과 담배가 타들어 갑니다. 그리고 학원 끝나고 돌아왔을 때 부모님이 기다리는 것도 엄청 죄송하고요. 용돈이 필요해도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저는 아침에 밥 먹을 때 살짝 지나가는 투로 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받고 나서 다시 담배. 군대는 2년 갇혀 있다는 게 엄청 짜증나서 그렇지 이등병 때는 빼고 자괴감은 안 들더군요. 사실 제 인생의 흑역사는 재수랑 군대에서 훈련소랑 이등병 때. 타임머신 같은 거 필요 없음. 있어도 안 돌아감.

  그리고 대망의 9월에 모의고사를 보는데, 이게 수능 점수와 연관되는 엄청 중요한 거라서 이거 다가오면 놀던 사람들도 공부합니다. 이때 점수가 수능 점수와 거의 비슷합니다. 사실 기간이 한 달 반에서 두 달 밖에 안 남았기에 이 사이에 올릴 수 있는 점수는 총합 최대 10점에서 20점정도, 물론 개인차는 있어서 저는 성적이 9월에 상승하기 시작해서 이 두 달 사이에 가속도를 보는 스타일이라서 거의 로또 수준으로 엄청 올랐습니다. 한 40점에서 50점정도 오른 거 같네요. 암튼 이때 모의고사 성적 나오면 학원 옥상은 담배연기가 가득합니다……. 그리고 노량진의 행복도가 30떨어집니다. 문명 간디님이라도 제발……. 이때 나는 어딘지 여긴 어딘지 이걸 성적이라고 나온 건지……. 이 생각하면서 담임만나서 예상 대학 가볍게 살펴보고, 다시 뭐라고 하는지 안 들리는 격려 듣고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최악의 이벤트중 하나인 모교 방문이 있습니다…….재수생은 출신 고등학교 가서 원서 써야 되요. 그때 고등학고 보면 재수생들이 학교 못 들어가고 그 밑에서 쭈그리고 담배 피다가 친구들 만나요. 학교를 올라가야 되는데 짜증나서 담배를 폈습니다. 한 개비를 피고 나니까 친구가 나타나기에 또 같이 한 개피 폈습니다. 그런데 또 친구가 나타나서 또 같이 한 개피씩 폈습니다. 그렇게 1시간 버틴 다음 학교에 올라가서 원서를 썼습니다. 그런데 고3때 담임에게 접수 번호를 받아야 하더군요. 가기 뭐해서 다시 한 개피씩 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만나서 접수번호 받고 잔소리 듣고 나와서 담배 피는데, 후배가 오더니 담배 좀 달라고 하더군요. 처음엔 화가 났는데, 아휴. 그래도 니네들도 고생한다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러면 안 되는데 3개피 남은 거 다 줬습니다.

  암튼 그러고 나서는 계속 문제 풀고 보완점 채우고 다시 문제 풀고 자작 노트 외우고 보완하고 하다 보면 수능이 코앞. 사실 이 때는 뭔가를 새로 배우려고 하기보단 그냥 문제풀이하면서 컨디션 익히는 게 좋아요. 저는 딱 수능 시간에 맞춰서 문제 풀고 오답 체크하고, 살짝 공부한 다음 오락실이나 플스방에 한두 시간 게임하고 집에 가고를 한 한 달 동안 했어요. 이때 너무 무리하다간 수능 때 컨디션이 무너져서 고생합니다. 이때 10월 모의고사라고 엄청 쉬운 모의고사 있는데 이거는 수험생들 사기 올리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믿으면 안 돼요. 그리고 수능 보는 장소 통지서 받고, 수능 보기 전날 한번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교통편의 시간이나 위치 같은 걸 파악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친구들 만나서 엿이나 사탕 초콜릿 같은 거 받는 건 좋은데 거기서 바로 해어져야 합니다. 거기서 놀면 끝나요.

  그리고 수능...................................................

  아침에 가족들이 전원 기상해서 수험생을 응원합니다. 저 같은 경우 아버지가 데려다 주신다고 했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그리고 다른 때와는 다리게 엄청 한산한 지하철을 타고 시험 장소에 도착하면 학교나 여러 사람들이 응원하고 난리 납니다. 이때 앞에 아줌마가 시계나 컴퓨터 사인펜 같은 거 파는데 준비 못한 분들은 사세요. 그리고 시험 교실에 들어가면 책상에 붙어있는 나의 이름 스티커.

  여기에 앉아서 가방이랑 옷 정리하고 이제 최후의 준비를 합니다. 긴장감을 잊기 위해서 가벼운 스트레칭 하는 것도 좋지만 다들 신경이 곤두서 있기에 조심합시다. 저는 제가 제작한 노트에서 완벽하게 익힌 것을 하나하나 지우거나 때어냈기에 중요한 거나 잘 못 외운 거 슬쩍 봤습니다. 그리고 이제 8시 20분쯤 되면 시험 감독들이 들어오고요, 종이 치면 노트 같은 거 다 가방에 집어넣으라고 합니다. 이때 책상에 넣진 마세요. 잘못하다가 부정으로 걸리는 수가 있어요. 그리고 시험지를 돌리고 살짝 살핀 다음 듣기를 시작합니다. 사실 웬만해서는 여기서 만점 맡고 이제 진정한 시험이 시작됩니다. 특히 시랑 고전의 경우 그전에 중요 포인트를 달달 외워놨기에 모두 풀고 산문이 중요한데 저 같은 경우 오히려 산문이 더 쉽더군요. 암튼 이런 활자들의 정글을 해쳐 나가고 다시 한 번 훑어 본 다음 마킹하고 다시 확인하면 딱 시간 종료. 이때 뭐 실수했다느니 뭐했다느니 하면서 울고 난리 치는 사람들도 가끔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수염이 엄청 잔뜩난 10수생은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언어를 보더니 한숨 푸욱 쉬고 짐 챙겨서 나갔어요.

그리고 다시 수리 준비한 다음 문제를 풉니다. 앞에 쉬운 문제는 슥삭 넘어가고 객관식 같은 건 아닌 거를 지워 나갈 수라도 있는데, 문제는 주관식. 이때 노가다 문제가 하나 있는데 이건 사실 공식을 알면 쉽고요, 모르시는 분들은 한 번씩 도전해시는 것도 좋습니다. 암튼 이렇게 수리를 보면 이제 씐나는 점심시간입니다. 이때 먹고 탈나는 사람이 학교마다 하나씩 있으니까 꼭꼭 잘 씹어 먹읍시다. 국물도 잘 드시고요. 그리고 다 드시면 이제 영어 준비. 이때 식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껌을 씹거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영어 못 외운 단어랑 문법 슬쩍 보고 정신 무장하면 이제 시험 시작.

  이때 영어는 듣기평가가 엄청 길기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건 평소의 연습이 크게 필요한 부분이죠. 이 듣기가 문제풀이 중간에 하기에 짧은 문제를 미리 푸시는 게 좋습니다. 긴 글을 풀다가 듣기 시작하면 당황해서 둘 다 잊어버리고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암튼 이런 영어를 끝내면 사탐이 기다리죠.

  사탐.....그것은 암기와의 싸움!!!

  그동안 암기한 것을 마지막으로 살짝 보고 나면 은근히 쉬운 과목. 물론 최상위권 분별을 위해서 꼬아놓은 문제가 몇 개 있긴 한데 그건 평소의 문제 풀이나 사고력 싸움입니다. 암튼 그전에 선택한 교과 3개에서 4개를 보고 나면 수능 끝.

제 2외국어나 한문 선택하신 분은 창밖에 학교를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살짝 심란해집니다. 저는 일본어 선택했는데 역시 일본어는 잘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힘들어요. 사실 일본어도 그냥 반쯤 장난으로 선택한 거라서 저는 가볍게 보고 바로 잤어요. 제 2 외국어 하는 사람들 중 반 넘게 그러는 거 같더군요. 이건 40분밖에 안하기에 문제 풀고 나면 한 10분에서 20분 남아서 이때 잤습니다. 그리고 시험지 내고 터덜터덜 학교를 내려옵니다.

 그리고 핸드폰을 키면 너무 많은 학생들이 동시에 핸드폰을 켜기 때문에 전파가 안 잡혀요.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한 광경. 그리고 그거 주머니에 넣고, 이제 지하철과 버스를 타면 엄청 나게 쌓여있는 부재중 전화 목록과 문자들. 그거 답하다 보면 집에 도착합니다. 사실 엄청 집중하다가 긴장이 풀어졌기에 손발이 살짝 떨려요. 그냥 대충 보내고 나면 가족들이 다시 기립해서 맞이합니다. 이때 뉴스 보면 수능 자살이 나오기에 가족들도 마음을 졸이죠. 그리고 가볍게 먹는데 이때 회나 기름진 거 먹으면 체합니다. 아직 속이 정상이 아니라서 힘듬. 그냥 가볍게 먹고 이제 정답확인....................

  이때 정답을 확인하고 점수를 확인한 다음 인터넷 검색어 1위인 수능 예상 등급 컷과 퍼센테이지를 확인합니다. 이대 예상 등급은 최대 3~5%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잘 나올 수도 안 나올 수 도 있습니다. 저는 점수는 잘 나왔는데 등급이 안 나온 경우라서 살짝 복잡했어요. 그리고 렛츠 빠뤼~!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친구들하고 술 먹고, 점수 따윈 잊기 위해서 과소비하고, 컴퓨터 새로 사고 각종 게임기구 지르거나 알바를 하다보면 이제 수능 점수가 나옵니다. 원서를 접수한 고등학교에 가서 이제 수능 성적표를 받아보는 거죠. 이때 또다시 학교 밑에서 담배를 피는데 이때는 재수생들과 고3학생들이 학교 밑에서 같이 피는 진광경이 나옵니다. 그리고 수능 점수 확인...........................................이때 다시 가족들에게 전화공세.........................뉴스에서도 자살 뉴스가 뜨기 시작합니다. 저 같은 경우 9월보다 잘 봐서 기쁘게 전화했는데, 못 본 애들은 울기도 하더군요. 남자끼리 껴안고 우는 경우도 있음.

  하지만 진정한 수험의 마무리는 이제 시작. 각종 입학 설명회에서 배치표를 각 학원별로 얻어오고 엄마와 함께 EBS를 열심히 보기 시작하고 학원의 입학 상담가들에게 상담 받고 나면 이제 원서를 집어넣습니다. 이때 눈치 싸움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도전 항목.

  간단히 말하면 수능에 넣는 원서가 3개인데 현역의 경우 하나는 적정 두 개를 상향으로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재수생은 하나는 상향, 하나는 적정, 하나는 하향으로 집어넣어요. 물론 개인차는 있음.

  저 같은 경우 쪼금 상향인 건대 적정인 홍대, 하향인 명지대 집어넣었는데 이 세학교 모두 논술을 안 봤고, 눈치 싸움할 것도 없기에 바로 원서 넣고 놀았습니다. 나머지는 신의 뜻에 맞겨 놓고 말이죠. 이때 카드로 원서 넣어야 하는데 엄청 어려워요. 뭐 가입해야 하는 거 설치해야 하는 액티브 엑스들 많아서 엄청 화납니다. 그러다가 손이 이끌어져서 실수하면........논술 보는 친구들중 일부는 수능 끝나자마자 논술 들어가고요, 보통은 자신의 성적을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술은 제가 안 해봐서 패스.

  암튼 그리고 합격 발표일에 이제 대기 타고 있으면 전화가 옵니다. 아니면 인터넷에 F5 키를 연타하거나 해서 확인하던가요. 이때 대기번호를 받는 쓰릴이란.....그리고 대기 번호 빠지길 기대하면서 다시 놀아 재낍니다. 저는 두 개 당일 받고 하나는 대기. 그러다가 셋 다 붙어서 홍대 선택했어요.

 암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위에 쓴 공부법은 개인차가 있기에 이걸 꼭 참고하시진 마시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게 좋습니다.

by 데프콘1 | 2012/02/14 04:32 | 트랙백 | 덧글(4)

용병

-에릭 커트슨-

에릭 커트슨은 46세의 백인 남성이다. 180이 넘는 키에 떡 벌어진 어깨는 고교 럭비 쿼터백이었던 그의 과거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는 조금 하얗게 탈색되기 시작한 금발을 가지런히 넘겼으며 푸른 눈동자에선 확신과 열정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서 그가 10조 달러가 넘는 기업의 CEO라는 점을 눈치 채긴 힘들다. 그러나 그는 전략전술자문/관리회사(Strategy & Tactics Advisory Management 줄여서 STAM)의 CEO로서 최근 아부다비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의 증인으로서 의회에 증언을 하기 위해서 워싱턴에 들렸다. 나는 그를 유로 군사회의나 워싱턴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었기에 그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나와 인터뷰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는 가벼운 말투로 자신들의 일을 나에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라파예트, 미국의 쿠바 독립지원군, 플라잉 타이거즈를 설명하면서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만약 당신이 급하게 보넬 물건이 있다면 페덱스를 이용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우체국을 이용하시겠습니까? 우리는 미군과 주방위군을 부정하고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들의 일을 도와줄 뿐이죠.”

그는 이후 위트가 넘치는 말투로 용병의 역사에 대해서 긍정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 그는 라파예트 공작이 독립전쟁에 기여한 정도, 쿠바 독립지원군으로 미국이 얻은 실리, 플라잉 타이거즈의 인센티브와 전과의 관계를 열정적으로 설명하였다.

“플라잉 타이거즈를 아시나요? 미국이 일본의 중국 침략에 맞서서 조종사와 정비사 그리고 지휘관을 용병으로 파견한 일이죠. 사실 대부분이 공군 조종사가 아니었지만 그들은 중국민의 전체적인 생활 향상과 평화를 위해서 일본군과 싸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STAM이 미국의 국제정세와 대외 전략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설명하였다. 클린턴 정부 때 시작된 이 기업은 전직 장교들과 특수부대 전역자들, 그리고 퇴직한 정부 관료로 이루어져있다. 당시 소련이 붕괴하고 남은 자리를 미국의 영향력으로 채워 넣기 위해서 클린턴 정부는 많은 군사 작전을 벌였고, STAM은 신생 독립국을 상대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그는 STAM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전과를 소개하였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는 세르비아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인종 청소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 국가를 훈련시켜서 1년 후엔 세르비아군을 섬멸하고 발칸반도에 평화를 지속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마케도니아도 우리의 서비스를 받은 덕분에 반군을 신속하게 몰아낼 수 있었죠.”

부시 정부 때 파멸적으로 치닸았던 중동과 미국의 관계는 민주화 시위당시 미국의 지원으로 성공하면서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이후 계속된 설명에서 그는 STAM이 UN 평화유지군으로서 활약한 것을 빠트리지 않았다.

“우리가 UN 평화유지군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아실 겁니다. 그 전까지 평화유지군을 담당하던 에티오피아나 파키스탄 군대와 달리 우리는 그 지역에 평화를 유지하였고, UN과 구호단체의 안전과 평화활동을 도와주었습니다. 덕분에 12년 동안 내전과 기아에 시달리던 수단은 마침내 제대로 식량을 배급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127만 통의 편지를 받았는데 상당수는 이러한 구호단체와 그 활동 지역에서 보낸 감사편지였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의 역할을 자세히 설명서 얼마나 많은 용병들이 미군의 작전 수행에 도움이 되었는지 설명하였다.

“지난번 다이모스 전투에서 우리 하인드가 탄약과 부상자를 후송하고 공중지원을 해준 덕분에 저항세력에게 포위되었던 미해병 1개 소대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근처에 배치되었던 우리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퇴로를 틀어막고 도시를 봉쇄한 덕분에 그동안 미군을 괴롭히던 ‘검은 3월단’은 뿌리 뽑힐 수 있었죠. 또한 우리 직원들의 풍부한 전투경험을 무료로 함께 싸우면서 미군에게 전수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애국의 한 단면이 아닐까합니다.”

나는 그의 주장에 가볍게 동의를 하면서 최근 알 자지라가 그를 사악한 죽음의 상인이라 부른 것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그러자 그는 굉장히 억울해하는 눈초리로 나에게 설명하였다.

“솔직히 저는 STAM의 설립자도 최대 주주도 아닙니다. 그저 경영대를 나와서 이곳에 헤드 헌팅된 경영전문가에 불과하죠. 만약 제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입사를 했으면 윈도우즈를 팔았을 것이고, 포드사에 입사했으면 자동차를 판매하였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제가 STAM사에 입사했기에 우리 직원의 파견과 회사의 이익창출에 힘쓰고 있습니다. 저는 전쟁터에 근처에 가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유럽과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우리의 주가와 주주들을 위해서 노력할 뿐이죠. 오히려 활동 지역과 거래처를 결정하는 것은 몇몇 부서에서 결정합니다. 저는 CEO로서 회사에 가장 이익이 판단을 내릴 뿐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확인한 나는 조심스럽게 아부다비의 학살사건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아부다비라는 이름이 나오자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턱을 쓰다듬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부다비에서의 사건은 굉장히 슬프고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우리 직원이 그런 사건을 일으켜서 굉장한 충격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회사의 인력 충원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죠. 좀 더 정상적이고 판단력이 있는 인원을 뽑았어야 하는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다시 턱을 쓰다듬으면서 자신의 서류가방을 잠시 쳐다보더니 나의 눈을 직시하였다.

“솔직히 우리 기업에서 뽑은 인재중 ‘현장직 요원’은 군 제대자를 위한 사회 공헌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퇴직한 특수부대 요원들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에서는 이렇게 조국을 위해서 헌신하였음에도 버림받는 특수부대 전역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그러한 비극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죠.”

내가 한 번 더 아부다비의 일에 대해서 물으려 할 때 문이 열리면서 그의 비서 하나가 다가와 그에게 귓속말을 하였다. 그는 잠시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나에게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통보하였다.

“미안하지만 시간이 다 되었군요. 이제 의회에 가서 욕먹을 걸 생각하니 짜릿해지는 군요.”

그는 가볍게 서류가방을 챙겼다. 그는 이후 의회에서 STAM을 위해서 최선의 변명을 다하였고, 결국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청문회는 흐지부지 되었다.

by 데프콘1 | 2011/08/17 15:02 | 트랙백 | 덧글(1)

ㅂㅈ인증

병장 인증





실은 상병때부터 생각한건데 말출 나와서야 함.

by 데프콘1 | 2011/08/14 23:46 | 트랙백 | 덧글(12)

일본 리즈시절





그리고 나락으로

by 데프콘1 | 2011/08/02 15:10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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